어릴 적 마을에서 주민들이 모여 여러 가지 의사결정을 하는 공공장소는 마을회관이었다. 마을회관은 여러 가지 마을 대소사를 다루던 곳이었고, 평상시 만남의 장소는 골목 어귀마다 있었던 ‘폭낭 공거리’였다. 폭낭은 팽나무이고, 공거리는 폭낭 주변을 콘크리트로 둘러싼 쉼터이다. 선풍기가 없었던 시절 초석(돗자리)과 배게를 들고 나와 거기서 은하수와 별똥별을 보면서 잠을 자다가 새벽 첫 버스에 잠이 깨곤 하기도 했었다. 당시에는 TV도 마을에 하나 정도 있던 때라 공거리가 유일한 세상과의 소통 수단이었고, 여성들의 빨래터와 같이 소문의 중심지이기 했다. 공거리에서 어른들이나 동네 선배가 들려주는 전설과 옛날 이야기들은 수많은 상상력을 자극해 주기도 했지만, 소설 ‘앵무새 죽이기’처럼 많은 선입견과 편견을 생산하기도 하던 장소였다. 이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에 존재하던 아고라와 상당히 유사한 장소였다. 아고라는 처음에는 물건을 교환하는 시장의 역할에서 출발해 나중에는 토론의 장으로 변모하였는데 소크라테스와 같은 많은 그리스 논객들이 여기서 활동했던 장소다. 디지털 문명의 발전으로 가상공간으로 확장되었고, 지금은 폐쇄된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운영되었던 아고라는 그
고전(古典)은 사전적 의미로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높이 평가된 저술 또는 작품을 일컫기도 하고, 서양에선 2세기 이래 그리스·로마의 대표적 저술을 지칭하기도 한다. 인류 역사 이래 수많은 작품들이 쓰여지고 읽혀왔는데 시대를 뛰어넘어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이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고전에 대해서 ‘사람들이 칭찬하지만 읽지 않는 책’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나는 경쟁적으로 책을 읽는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글을 모르는 사람보다 나을 게 하나도 없다.’는 명언도 남겼다. 하지만 나에겐 고전은 읽지 않는 책이 아니라 읽어내지 못하는 책들이었다. 내 경험상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여러번 도전하면서 몇페이지를 못넘기는 이유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과 너무나 이질적인 기후, 역사, 가치관, 사회시스템 등으로 인해 배경지식이 전혀 없거나, 번역이 정말 내 취향이 아니거나. 어쩌면 내 관심 분야가 아니라서 그럴 것이다. 그러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주 언급되는 고전들을 외면하기엔 왠지 모르게 읽지 않으면 사람 구실을 못할 것 같거나 내가 사는 세상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사는 것 같아서 자꾸 관심이
코로나19로 묶여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모두 해제되고 비록 실외 한정이긴 하지만 마스크 없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 마음 속 거리두기는 아직 좁혀지지 않은 모습이다. 어딜 가나 사람들간의 대화보다는 그 자리에 손바닥만한 스마트폰과의 소통만이 가득하다. 이것은 공공장소에서 뿐만이 아니라 작은 우리집 안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다. 사실 가족 간 대화가 사라지고 소통이 단절되는 것은 꼭 요즘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른다. 시간이 흐르면서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독립적인 성향이 형성되고 관심사가 달라지면서 소통의 물꼬를 틀 매개체가 점점 희미해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소통과 대화를 멈춘다면 웃음과 이야기가 사라지는 삭막한 사회가 될 것이다. 소통의 물꼬를 틀 활동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림책으로 소통하기'를 추천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느정도의 독서력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쉽지 않다. 대한민국 성인의 독서율은 점점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처음부터 어려운 책으로 시작하면 금세 지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그림책은 참 매력적이다. 일단 분량이 짧다. 활자도 커서 노안이 와서 눈이 침침해진 사람들도 스마트폰
책은 미래로 가는 나침반이라고 합니다. 책 읽기를 통해 선조들의 훌륭한 유산을 경험하고 진정한 삶의 가치를 배우는 지혜의 보고입니다. 안중근 의사는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아 독서에 매진했습니다. 또한 중국 속담에 ‘활도노(活到老), 학도노(學到老)’라는 말이 있습니다. 늙을 때까지 배우면서 산다는 뜻으로, 평생 동안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를 강조한 것 같습니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선현들은 책이 주는 즐거움과 행복을 누렸습니다. 시대가 변해도 그리고 4차산업의 혁명이라는 시대에도 종이책의 가치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저희들 역시, 책장에 꽂힌 책을 꺼내 읽으면서 자랐습니다. 그런데. 어린 시절 아이와 함께 했던 많은 책들이 지금은 읽히지 않고, 먼지가 쌓인 채 그대로 책장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아이가 어릴 적 읽었던 책이 아이의 인생에 도움이 되었다면, 다른 아이들에게도 필요하고, 인생책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버리려니 무척 아쉽습니다. 이렇게 각 가정에 예전에는 읽었지만, 지금은 읽히지 않고 방치되거나 버려지는 잠자는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책들을 누군가에게 도서 나눔을 하고 싶지만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