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밀양시 부북면 한국카본에 최근 폭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전 직원 중 한 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9일 경찰과 한국카본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밀양 한국카본 사업장 내에서 민주노총 소속 한국카본 전 직원인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의 사인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보고 있다. A씨는 한 달 전에 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카본 한 근무자에 따르면 카본 민주노총 제1노조 소속인 A씨는 제2노조의 대의원인 B씨를 폭행했다. 이후 폭행 한 영상을 토대로 A씨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됐고 퇴사까지 하게 됐다.
이에 폭행당한 B씨는 합의금으로 4500만 원을 요구했고 A씨는 큰 금액의 합의금을 마련하기 힘든 상황에서 감옥에 갈 수 있다는 부담감까지 가중되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퇴사한 회사 사업장으로 들어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B씨에게 자신의 죽음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 노조 관계자는 "B씨는 민주노총 소속인 A씨가 폭행할 것을 예상하고 옆 사람에게 동영상을 찍을 것을 당부하고 맞고 병원에 누웠다"며 "이 사건 전에도 괴롭힘을 여러 차례 당했기 때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이런 사건을 만들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이 난 후 민주노총에서 A씨를 위해 아무 손도 써주지 않으니까 극단적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A씨의 유족들은 이 과정에서 민간인이 무단으로 한국카본의 사업장에 출입이 가능한 부분에 대해 보안 허술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섰다.
다른 한 유족은 "사업장의 출입 자체가 되지 않았더라면 사업장 내에서 숨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카본 한 관계자는 "퇴사 처리가 된 사람이 공장 내에서 숨져 회사와 아무 상관이 없지만 안타깝게 됐다"며 "제1 노조와 2 노조 간에 간혹 괴롭힘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5일 한국카본 공장 내 폭발 사고가 발생해 치료를 받던 근로자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은 바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