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방울그룹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해외로 도피한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출국 8개월 만에 태국에서 붙잡혔다.
10일(한국시각) 오후 김 전 회장은 태국 빠툼타니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현지 이민국 검거팀에 덜미를 잡혔다. 현직 쌍방울 회장도 함께 붙잡혔고, 이들은 지인과 골프를 치려고 골프장에 갔다가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던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말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태국으로 이동, 8개월 가까이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김 전 회장 등은 여권이 무효화된 상태로 인터폴이 적색 수배 중이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6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으로 쌍방울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이보다 한 달 앞서 인천공항을 통해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수사 과정에서 현직 검찰 수사관이 쌍방울 측에 수사기밀을 유출해, 김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후 검찰은 수사를 이어가며 주가조작과 불법 대북송금,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에 대한 뇌물 제공 혐의 등으로 쌍방울 관련자들을 잇따라 재판에 넘겼다.
김 전 회장은 그동안 태국과 라오스 등을 오가며 도피 생활을 이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김 전 회장 등을 최대한 빨리 국내로 송환하기 위해 태국 당국 등과 즉시 협의할 방침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현지에서 송환 거부 소송을 낼 가능성도 있어 국내 송환 시기는 명확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