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군에 임시 휴전을 명령했다. 러시아가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휴전에 돌입한 것은 처음이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6일 정오부터 7일까지 36시간에 걸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자국 군인들에게 휴전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하는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 키릴 총대주교가 "전쟁 당사국이 6일 낮 12시부터 7일 밤 12시까지 휴전을 하고, 정교회를 믿는 사람들이 크리스마스이브와 당일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촉구한 것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정교회는 개신교, 가톨릭의 성탄절인 12월 25일보다 13일 늦은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하고 있다.
크렘린궁은 이날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은 키릴 총대주교의 호소를 고려해 정해진 기간에 우크라이나의 러시아군이 휴전 체제를 도입할 것을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했다"며 "정교회를 믿는 많은 시민이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휴전을 선언한 것이고, 그들이 예배에 참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자국군에 대한 명령 형식을 빌어 내놓은 일시적 휴전 메시지에 대해 위선적이라고 반응했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별도의 성명에서도 "휴전을 기회 삼아 군사를 재집결할 시간을 벌려는 시시한 속임수와 선전 행동일 뿐 그 이상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달리 우크라이나는 외국의 영토를 공격하거나 민간인을 숨지게 하지 않고 자국 영토 내 점령군만 공격한다"라며 "러시아는 전쟁을 끝낼 마음이 전혀 없으며, 그들의 조작적 계획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키릴 총대주교가 휴전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냉소적 함정이자 선전 요소가 있는 발언"이라고 깎아내렸다.
한편 앞서 우크라이나는 12월 25일 성탄절에 휴전을 제안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거부하고 대규모 공습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