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눈을 카메라에 비유했을 때, 망막은 필름의 역할과 비교되곤 한다. 아무리 성능이 우수한 카메라라도 필름이 없으면 사진을 찍을 수 없듯, 눈의 다른 조직이 모두 튼튼하더라도 망막이 손상되면 시력이 급격하게 저하되며 최악의 경우 앞을 볼 수 없게 된다. 

망막은 얇고 투명한 막 형태로 돼 있는데 눈으로 들어온 빛이 상을 맺으면 망막을 이루고 있는 시세포가 이를 감지해 시신경을 통해 뇌로 신호를 전달한다. 망막의 손상은 곧 시세포와 시신경의 손상으로 보아도 무방하며, 한 번 손상된 신경 조직을 되살릴 방법은 아직 고안되지 않았기 때문에 망막 손상으로 인한 시력 저하는 회복하기 매우 어렵다. 그저 최대한 신속하게 치료를 진행해 시력이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다면 망막은 어떤 이유로 손상되는 것일까? 외상 등으로 인해 눈을 다쳐 망막이 손상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망막의 손상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노화 현상으로 인해 초래되기도 하며 특히 고도 근시, 초고도 근시 환자거나 당뇨환자라면 일반인보다 각종 망막질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서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 

심한 근시 환자는 안축, 즉 안구의 길이가 일반인보다 길어 안구 주변부에서 망막 열공이 잘 발견되고 이로부터 망막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근시 환자는 망막층간분리나 근시성 황반변성과 같은 망막 중심부 이상도 노화와 함께 발생할 수 있다. 당뇨 환자라면 고혈당에 의한 혈관 손상이 누적돼 발생하는 당뇨망막병증을 주의해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이란 당뇨병으로 인해 혈관이 손상되며 발생하는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높은 혈당으로 인해 눈 속의 미세 혈관이 받은 손상이 누적돼 출혈, 누출이 일어나기 쉬운 상태가 되며 신생혈관이 생길 정도가 되면 더욱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당뇨망막병증은 진행 정도에 따라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과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구분하는데 이 중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은 유리체 출혈이나 망막 앞 출혈, 견인 망막박리 등 심각한 망막 손상을 초래해 시력을 앗아갈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만일 눈앞에 먼지나 날파리 같은 것이 날아다니는 듯한 비문증이나 빛이 번쩍거리는 듯한 광시증 등의 증상이 갑자기 나타난다면 망막 열공이나 망막 박리의 전조증상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안과를 찾아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일반적인 노화로 인한 증상인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연구에 따르면 많게는 10%에서 망막의 이상이 발견된다는 결과도 있다. 

망막이 박리된 경우엔 시야가 마치 커튼을 친 것처럼 좁아지는 현상이 나타나며,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까지 박리될 경우 심각한 시력 저하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이 경우 수술적 치료가 늦으면 시력 회복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치료 시기를 놓쳐선 안 된다. 

당뇨병 환자는 반드시 혈당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조금이라도 당뇨망막병증의 발병 시기와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당뇨병을 앓은 지 오래될 경우, 혈당 관리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당뇨망막병증의 발병 소지가 커지기 때문에 주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수적이다. 안과를 방문해 시력 및 안저검사를 진행해 망막의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고도 근시, 초고도 근시 환자도 마찬가지다.

도움말 : SNU청안과 박영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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