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교통복지신문 이소민 기자] 모레(16일) 초복을 앞두고 닭고기 수요가 부쩍 늘기 시작했다. 여름철의 대표적 불청객인 ‘캠필로박터 제주니(Campylobacter jejuni, 이하 캠필로박터)’ 식중독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삼복더위가 시작되는 7월에 삼계탕, 찜닭 등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캠필로박터’에 의한 식중독 발생도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생닭 등 식재료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워지는 날씨에는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삼계탕 등 닭 요리를 먹고 설사·복통·발열 등의 증상이 일주일 넘게 지속된다면 캠필로박터 식중독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캠필로박터는 닭, 오리 등의 가금류와 쥐, 토끼 등의 설치류, 야생조류 등의 내장에서 많이 발견되는 세균으로 도축 과정 중 식육으로 옮겨지기 쉽다.
우리나라 캠필로박터 식중독은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5년간 캠필로박터 식중독 발생 통계를 보면 총 1971명(75건)의 환자 중 초복이 시작되는 7월에만 925명(31건)의 환자가 발생해 전체 발생 건의 47%를 차지했다.
캠필로박터 식중독은 기업체 구내식당 등 집단급식소에서 930명(47%, 25건), 50인 미만 급식소 또는 야외 행사 등에서 399명(20%, 19건), 학교 355명(18%, 8건), 음식점 279명(14%, 20건) 등 집단급식소와 음식점에서 대부분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조사 결과 지난달 17일 경기도 용인시의 한 사업장에서 닭고기 요리를 먹은 7명이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였고, 이 중 4명에서 캠필로박터 제주니균이 검출됐다. 지난달 19일 성남시에서도 초등학생 1명이 이 균에 의한 식중독으로 입원했다.
캠필로박터 식중독 발생 원인이 확인된 980명(37건) 중 닭, 오리 등 가금류를 비롯한 육류 조리 음식으로 인해 532명(54%, 27건)이 발생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채소류 조리 음식으로 265명(27%, 4건), 복합조리식품으로 167명(17%, 5건), 기타 교차오염으로 추정되는 16명(2%, 1건) 순이었다.
가금류 내장에 흔하게 존재하는 캠필로박터는 삼계탕, 찜닭 등을 완전히 조리하지 않거나, 닭 세척 등의 준비 단계에서 다른 식재료나 조리기구에 교차 오염돼 식중독이 발생될 수 있다.
특히, 집단급식소 등에서 솥 크기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닭을 넣어 조리하면 닭을 고르게 익히기 위한 재료 젓기가 어렵고 늦게 넣어 제대로 익지 않은 닭을 먼저 꺼내 제공할 경우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
캠필로박터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리할 때 닭의 내부까지 완전히 익히고, 생닭 또는 생닭을 씻은 물이 주변에 있는 식재료나 음식에 튀어 교차 오염되지 않도록 하는 등 안전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캠필로박터를 비롯해 여름철 불청객인 식중독은 조리 전·후 손 씻기, 교차오염 방지, 충분한 가열 조리에 주의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캠필로박터 식중독은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지만, 열에 상당히 약하다. 캠필로박터균은 섭씨 75도 이상에서 1분 만에 사멸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결국 닭고기를 잘 익히는 것만으로도 식중독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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