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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통증을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

 

[제주교통복지신문 김지홍 기자]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직장인 A 씨는 좋지 않은 자세로 오랜 시간 노트북 화면을 보며 일을 하면서 목과 허리의 통증이 자주 발생하는 것 같다.
 
쉬면서 스트레칭을 할 때는 잠시 호전되는 것 같은데, 통증이 반복되어 만성으로 넘어가면 고치기가 더 힘들다는 동료들 말에 걱정이 됐다. 
 
급성 통증이 발생했을 때, 대개 움직임을 멈추면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 급성 통증의 역할이 우리 몸의 위험을 뇌에 알리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요소가 있는 부위를 작동하지 않는다면 뇌는 아프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 시기에 통증이 발생한 부위의 문제를 적절해 해결한다면 경고등은 꺼지게 되고 만성 통증으로 진행하지 않게 된다.   급성 통증을 무시한 채로, 가만히 있으면 아프지 않다는 이유로 통증이 발생한 부위를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는 개념이 ‘신경가소성(neural plasticity)’이다. 신경가소성이란 주위의 환경이나 병변에 맞도록 대뇌피질의 기능과 형태가 변하는 신경계의 적응 과정이다. 이는 주로 대뇌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는 시냅스*에서 일어나며, 신경계의 적응 과정을 통해 뇌 안의 네트워크가 새로이 구성된다.
 
어떤 자극이 있을 때 발생하는 신호들은 신경세포 사이의 시냅스 연결을 통해 신호를 전달하게 된다. 신경세포들을 연결하는 자극이 반복되면 될수록 신경세포는 더 빠르고 더 강하고 더 날카로운 신호를 전달하며, 자극이 발생하지 않으면 신경세포들의 연결이 약화하고 시간이 더 흐르면 연결을 잃게 된다.  (* 시냅스: 신경계의 단위인 뉴런의 축삭돌기 말단과 다음 뉴런 수상돌기 사이의 연접 부위)
 
이러한 일은 우리 몸 어디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디스크로 인한 신경뿌리병증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돌출된 디스크에 의해 신경뿌리가 압박되는 환자는 처음에는 염증반응이 있거나 강한 압박이 있을 때만 통증을 느끼지만, 자극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심하지 않은 염증이나 일상적인 활동으로 인한 압박이 있을 때도 쉽게 통증을 느끼게 된다.
 
만성적인 자극은 통증 체계의 세포들을 더 쉽게 발화시킬 뿐만 아니라 통증 지도의 ‘수용 영역’을 넓혀서 더 넓은 부위의 통증을 느끼게 만든다. 지도가 넓어지면서 통증 신호가 인접한 곳으로 흘러가기도 하면서 연관통(referred pain)이 발생하게 된다. 통증을 더 자주 느낄수록 뇌의 신경세포는 자극을 더 쉽게 인식하고 더 강렬하게 인식한다. 이러한 신경가소적 과정을 증폭성 통증(wind-up pain)이라고 부른다.
 
통증 체계의 수용체가 더 많이 발화하면 할수록 더 예민해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만성통증은 그 자체로 질병이다. 급성 통증의 원인을 치료하지 못해서 신경 체계가 망가져서 경고등이 켜진 상태로 계속 머물러 있는 것이다. 만성으로 접어들면 통증은 치료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급성 통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꾸준한 운동, 올바른 자세를 통해 예방하는 것이 건강한 삶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여 통증이 발생한 이후라면, 가급적 시일 내에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쉽게 통증을 조절하는 길이다. 장은 묵히면 맛이 깊어지지만, 통증은 묵히면 치료하기 어려워진다.

 

도움말 : 정진영 화이팅마취통증의학과 광화문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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