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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수술 후 임신 계획, 정관복원술로 대처 가능…주의점은?

 

남성의 정자와 여성의 난자가 만나면 수정란이 형성된다. 이것이 자궁에 착상하게 되어 성장하면 태아가 된다. 이렇게 수정란이 착상해 출산을 통해 배출되기까지의 과정을 임신이라 하며, 한 생명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는 만큼 신중하게 고민하는 것이 권고되고 있다. 실제로 임신을 계획하는 부부라면 B형 간염, 풍진 등 태아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확인하는 등 여러 가지 조치가 필요하기도 하다.

 

중요한 과정인 만큼 남녀 둘 중 하나라도 원하지 않는다면 피임을 통해 방지해야 한다. 피임은 말 그대로 임신을 피하는 것으로, 원하지 않는 임신을 방지하기 위해 활용하는 방법이다.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보니 어떤 것을 시행하는지는 본인의 몫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좋은 방법이란, 시행 시 확실하게 피임이 되어야 하며, 부작용이 적은 것이어야 한다.

 

보편적으로 시행되는 것으로는 콘돔이 있다. 하지만 이는 1회용인데다 평균 피임률이 82% 정도로 높지 않은 편이다. 정확히는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하고 그에 따라 유지가 된다면 98%까지 높아지지만, 이러한 주의를 모두 기울이기 어렵다는 측면이 있다. 그 외에도 여성이 시행할 수 있는 경구피임약이나 사후피임약, 자궁 내 장치 등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한 가지보다는 여러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예방 확률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영구적인 방법을 원하는 경우, 정관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남성이 시행할 수 있는 이것은 정관을 막아서 정자가 몸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관은 길이 30~40cm, 굵기 0.2~0.3cm 정도의 얇은 관으로, 정자가 지나가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남성 정관수술은 이를 묶어서 정자가 몸 바깥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해 임신이 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방식이다.
 

정자는 고환에서 만들어지며, 부고환을 거쳐 성숙한다. 그 후 정관을 거쳐 정낭에 보관돼 있다 사정이 임박했을 때 정낭액, 전립선액 등과 섞여서 정액이 된다. 즉, 정관을 막는다면 생식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수술 방법이 비교적 편리하고 안전한 편이기에 영구피임 방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여성이 시행할 수 있는 난관 수술에 비해 간단하면서 합병증이 적고, 정관복원술 등의 조치를 취하기 용이하다.

 

최근에는 국소마취로 음낭 피부에 작게 구멍을 뚫은 후 양쪽 정관을 찾아 절단한 뒤 각 단면을 묶어서 처리하는 무도정관수술 방식이 시행되고 있다. 이는 10~20분 정도로 소요 시간이 적은 편이며, 과거와 다르게 단순히 묶기만 하는 것이 아닌 잘라낸 후 양쪽을 묶는 것으로 자연 복원될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다만 기존에 만들어졌던 정자가 보관돼있는 만큼, 15~20회 정도 사정을 해 배출한 뒤 정액검사를 해 정자가 검출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그 기간에는 기존 피임법을 병행해야 한다.

 

정관수술은 어디까지나 정자가 정액 내로 들어가지 않게 하는 것일 뿐이기에 기능상의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 즉 남성 호르몬 분비에 지장을 주거나, 발기부전이나 조루 등 성 기능 장애가 나타나지 않는다. 정자 역시 정액에 섞이지 않을 뿐 생성 자체는 그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복원술을 하게 된다면 가임 능력을 되찾을 수 있다. 또한 정액은 평균 2.5ml 정도인데 정자가 차지하는 양은 0.02ml 정도이기 때문에 외형이나 양의 변화가 크지 않다.

 

다시 임신을 원하는 경우에는 정관복원술을 고려할 수 있다. 막히거나 묶었던 정관을 다시 개통시켜 가임 능력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임신 가능성이 저하되기 때문에, 복원을 고려하는 경우 4~5년 미만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주로 현미경을 사용하는 이중 문합술로 대처하는데, 정관끼리 연결하기 어려운 경우 부고환과 연결하기도 한다. 정관의 재개통률과 임신 확률은 시간이 지날수록 반비례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의료인과의 상담 및 검사를 거쳐 꼼꼼히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이 칼럼은 서울리더스비뇨의학과 정재현 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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