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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는 청렴한가

강은석 서귀포시 위생관리과장

청렴하면 손꼽는 인물이 있다. 가깝게는 옷 한 벌로 겨울을 난 황희정승, 멀리 중국에는 포청천이다. 판관 포청천. 1990년대 TV에서 인기리에 방영했던 드라마 제목이다. 그는 검은 얼굴에 이마에는 초승달 문양의 점을 하고 있다. 사건의 공정한 조사와 현명한 판결로 백성들의 억울함을 해결해주는 장면이 기억난다. 

 

나는 한때 포청천이 가공인물인 줄 알았다. 자료를 찾아보니 실존 인물이었다. 당시 송나라는 고관대작들의 탐욕이 하늘을 찌를 때였다. 황실의 친족들은 국법을 우습게 여겼고 백성들을 핍박해 재물을 탐했다.  

 

그때 도성인 개봉에 어떤 관리가 부임해 왔다. 그는 권세에 아부하지 않았고 탐욕을 경계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을 어긴 무리들은 엄하게 다스렸다. 극에 달했던 민심은 점차 안정됐다. 그가 포청천으로 알려진 포증(999~1062)이란 인물이다. 

 

청렴에 관한 그의 유명한 일화가 있었다. 특산물 중 벼루로 유명한 단주에서 관리로 근무할 때다. 부임한 관료에게 벼루를 주는 것이 그곳의 오랜 관례였다. 조정에 바친다는 양을 부풀려 벼루 일부를 빼돌려 착복하는 것도 당연시 여기던 벼슬아치의 관행이었다. 그러나 그는 조정에서 요청한 벼루만 만들라고 지시했다. 임지를 떠날 때 어떠한 선물도 받지 않았다. 백성들은“단주에 와서 벼루 한 개 가져가지 않은 청렴한 관리”라고 입 모아 칭송했다.

 

과연 나라면 어땠을까 상상해본다. 선물이라는데 한사코 거절할 수 있었을까.

 

심심찮게 사회지도층의 부정부패가 언론에 보도된다. 사회 각 곳에서는 엄격한 청렴성과 도덕성을 연일 강조한다. 부정부패 척결은 으레 추진하는 구호 1순위다. 

 

하지만 지금도 “청렴”을 답답하고 메마른 원칙주의자로, 심지어 꼰대로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굽히지 않는 성정을 두고 유연성 부족이라며 손가락질 하기도 한다. 예전에 비해 청렴 마인드가 많이 정착되었다고는 하나, 스스로 매일 성찰해 볼 일이다. 나는 청렴한가. 

 

 

제주교통복지신문, TW News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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