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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현장에서] 감독들이 저학년 대회 개최를 반긴 이유

  • 김대훈 기자 dh@jejutwn.com
  • 등록 2022.02.15 12:27:27

“저학년 대회가 많아져야 아이들이 자신의 실력을 바로 알 수 있겠죠.” - 목동중 이백준 감독
“대회를 통해 저학년 선수들의 경험 부족을 해결하고 싶어요.” - 경희중 황선일 감독

 

 

[제주교통복지신문 김대훈 기자] 축구선수는 경기에 뛰어야 발전할 수 있다. 특히 유소년 선수는 꾸준한 경기 출전을 통해 경험을 쌓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모두가 출전 기회를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저학년 선수의 경우 리그나 대회에서 고학년 선수에게 밀려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상급학교 진학과 대학 입시가 걸려 있는 현실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저학년 대회와 리그를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기존 고학년 위주로 진행되던 리그와 대회 구조를 개선해 모든 연령별 선수가 적정 경기 수를 보장받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선수의 발전뿐만 아니라 유소년 축구 전체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이다.


2월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중‧고등 전국대회는 변화의 시초다. 대부분이 저학년부를 따로 신설해 운영 중이다. 7일부터 강원도 삼척시에서 진행 중인 2022 춘계전국중등축구대회도 고학년부와 저학년부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메인 대회인 고학년부에는 총 32개 팀이 참가했으며 저학년부에는 총 15개 팀이 이름을 올렸다. 저학년부의 경우 참가를 원하는 팀의 신청을 받아서 진행한다.


춘계전국중등축구대회 저학년부 현장에서 만난 감독들은 선수들이 뛸 수 있는 대회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많은 대회가 취소됐기에 더욱 그랬다. 목동중 이백준 감독은 “선수들은 1학년이 된 후부터 3학년까지 꾸준히 경기력이 이어져야 한다. 하지만 3학년 위주로 출전 기회를 받는 것이 현실이다 보니 저학년 선수들이 발전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인해 대회에 출전할 기회는 줄어들었고 그마저도 고학년 위주로 돌아가는 현실은 감독들에게 있어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다행히 올해부터 대회가 다시 늘어났고 저학년부도 각 대회마다 운영되고 있어 감독들로서는 숨통이 트인 셈이다.


경희중 황선일 감독은 “코로나19로 (대회가 많이 취소되면서) 지난 2년 동안 한두 개 정도의 대회 출전에 그쳤다. 나름대로 연습경기를 꾸준히 했지만 실전과는 엄연히 다르다. 그러다 보니 저학년 선수들은 경험 부족과 심적인 부담을 안고 이번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저학년 선수들은 대회 출전 기회가 적다 보니 경험 부족으로 인해 저평가를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학년 대회와 리그를 활성화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거의 모든 지도자들이 원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저학년 대회를 개최하면서 얻는 소득은 많다. 대회를 개최하는 지역은 경제적 효과와 홍보에 도움이 된다. 팀으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성적이라는 압박에서 벗어나 조금 더 선수의 성장에 눈높이를 맞출 수 있어 이득이다.


삼척에서 열리는 춘계전국중등축구대회는 고학년부와 저학년부 모두 2021년 기준 1, 2학년 선수들이 참가한다. 2022년 입학예정자와 졸업예정자는 참가할 수 없다. 고학년부만 뛸 경우 최소 11명의 선수만 기회를 얻게 되지만 저학년부까지 참가하게 되면 최소 22명의 선수가 기회를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저학년부에는 지난해 기준 1학년 선수들의 참가 비중을 늘릴 수 있다. 감독으로서는 이들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향후 계획을 짜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목동중 이백준 감독은 “경기를 통해서 경험을 쌓고 실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저학년 선수들에게는 내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적다. 그러다 보니 선수는 지금 나의 기량이 어느 정도에 와 있는지 객관적으로 알지 못한다. 내가 잘하는지 못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흥미와 재미를 키우기 위해서도 대회 출전은 필요하다. 감독이 아무리 ‘즐겁게 축구하라’고 당부해도 대회에 나서지 못한다면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아 그저 공염불에 그치기 때문이다. 부평동중 신호철 감독은 “대회를 주기적으로 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저학년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즐거움을 느끼려면 꾸준히 대회에 나서야 한다. 항상 선수들에게 즐겁게 축구하라고 당부하지만 이는 주기적으로 대회에 나갔을 때 이야기다. 선수 발전과 유망주 육성을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물론 저학년 대회와 리그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여러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수도권 특히 서울의 경우 저학년 선수들이 모여 대회와 리그를 치를 수 있는 운동장이 부족하며 학기 중 대회 참가도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한정된 예산으로 저학년 대회와 리그를 운영해야 한다.


그렇기에 운동장 대관이나 경기 개최를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요소를 적절히 배치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KFA와 대회를 주관하는 단체, 각 팀들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야 할 부분이다. 이미 저학년 리그와 대회 활성화를 위한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된 만큼 이에 대한 논의와 실행은 앞으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목동중 이백준 감독은 “학원 팀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선수들이 배출될 수 있고 프로 유스로 진학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면서 “저학년 대회가 많이 신설돼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경희중 황선일 감독도 “축구선수를 꿈꾸고 있는 친구들이 더 큰 꿈을 꾸기 위해서는 조기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경기와 대회에 익숙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일찌감치 조성해야 한다. 이 친구들이 성장해서 외국으로 나가 위축되거나 경험 부족을 드러낼 일이 없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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