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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워라벨과 난청 그리고 보청기

 

<제주교통복지신문>은 한국교통장애인협회와 함께 교통사고 예방 활동을 통해 장애인 발생 방지 및 장애인 복지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자주]

 

[제주교통복지신문 김현석 기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질적인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 모든 에너지를 사용한다. 이로 인해 물질적 가치와 정신적 가치가 힘의 균형을 잃어 모순된 사회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자주 본다.

 

2000년 초부터 우리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웰빙'이라는 개념은 이러한 불균형을 바로 잡아 물질적으로나 육체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것이다. 여기서 업그레이드된 것이 바로 2030세대가 추구하는 '워라벨'이다. 

 

워라벨은 일과 삶의 균형 (Work-life balance)의 이니셜을 딴 약자로 개인의 업무와 사생활 간의 균형을 묘사하는 단어이다.

 

워라벨의 근간이 되는 물질적·육체적·정신적 건강은 서로 유기적으로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든지 '몸이 건강해야 돈도 벌지'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오래전부터 상호 연관 관계가 중요함을 사람들은 알았던 것 같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모바일 동영상 시청이나 음악을 듣기 위해 이어폰을 끼고 다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엄청난 세기의 이어폰 소리에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새 청력 손상이 심각한 상태에 이른다. 그중에는 귀를 쫑긋 세우지 않으면 남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거나 대화 중 자신의 목소리는 오히려 더 커져만 가기 일쑤다.

 

이처럼 생활 주변의 각종 소음에 오랜 기간 노출돼 소음성 청력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건설현장이나 공장의 소음, 자동차 소음, 등 현대인은 누구나 소음과 함께 살아간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다. 문제는 이들 소음이 건강과 삶의 질을 크게 해치는 주요 공해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잘 듣지 못하는 것도 육체적인 건강과 정신적인 건강에 손상을 준다. 듣지를 못 하면 대인과의 소통을 잘 할 수 없고 그만큼 위축되어 사회에서 외톨이가 되고 만다. 최근에는 이런 소음성 난청이 젊은 세대에 많이 나타난다. 사회가 발달함에 따라 소음성 환경이 많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젊은 세대에게서 소음으로 인한 난청이 증가하고 있다. 

 

소리의 강도는 음파의 진폭에 의해 결정되며, 단위는 dB(데시벨)이다. 10dB이 증가할 때마다 소리의 강도는 두 배씩 증가하므로, 예를 들어 90dB은 80dB보다 10dB밖에 더 크지 않지만 소리의 강도는 두 배에 이른다. 일상에서 대화할 때의 음량은 60dB이며, 도로 소음은 80dB 정도. 일반적으로 생활 속에서 나오는 소음의 강도는 냉장고의 ‘웅’하는 소리 40dB/ 조용한 방 50dB/ 대화음 60dB/ 도시 교통 소음 80dB/ 이어폰 110~120dB/ 오토바이· 폭죽 120~140dB/ 총소리(최대 크기) 140~170dB/ 비행기 이륙 140dB 정도다.

 

보통 75dB 이내의 생활 소음은 청력에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100dB의 소음에서 보호장치 없이 15분 이상 노출되면 위험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90dB 이상의 경우 어떤 소음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청력이 차츰 저하될 수 있다. 청소년이 많이 사용하는 이어폰은 볼륨을 최대한 높일 경우 100dB이 넘는다. 이런 상태로 매일 15분씩 음악을 듣는다면 소음성 난청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소음성 난청은 한 번 진행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다. 75dB 이상의 소음, 즉 청력 손실이 일어날 위험성이 있는 곳은 되도록 피하고, 불가피하게 소음이 예상되는 장소에서는 반드시 귓속 삽입형 소형귀마개나 큰 헤드폰 형태의 소음방지 귀마개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업장이나 생활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됐다고 판단되면 정기적으로 청력검사를 받는 것도 필요하다.

 

평소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 말소리를 분별하기 어렵거나 전화 목소리를 잘 듣지 못할 경우엔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 한번 손상된 난청은 회복이 어려우며, ‘가는 귀가 먹는 경우’에는 청력 재활을 위해 반드시 보청기 착용을 고려해야 한다. 

 

보청기는 소리를 듣는데 도움을 줄 뿐이며 청각을 회복하는 것은 아니다. 보청기를 선택하는 첫 번째 목표는 그 사용자에게 언어를 보다 확실하게 들리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며 보청기의 선택은 처음 착용했던 것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소리를 조절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런 과정을 통헤 청력을 원상태로 100% 회복시킬 수는 없지만, 청력 재활의 효과는 반드시 있기 때문에 미리 포기하는 것은 현명치 못한 일이다.
 
흔히 워라벨이라고 하면 야근하지 않고 일찍 퇴근하여 심신을 안정시키는 것이 주라고 생각하지만 보청기 센터의 관점에서 보면 출퇴근길에 귀도 잠시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워라벨로 가는 한 갈래의 길이 아닌가 한다.

 

도움말 : 채지훈 하나히어링 보청기 청주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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