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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제주도, 주거시설 이용한 불법숙박영업에 칼 빼들어

  • 이영섭 gian55@naver.com
  • 등록 2017.09.26 10:45:21

지난 2012년경부터 시작된 제주이주 바람을 타고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며 도내외 투자자들이 제주 지역에 세컨하우스를 구입하고, 제주 이주를 계획중인 예비 이주민들이 이들 세컨하우스를 한달 내외의 단기로 임대하며 제주만의 한달살이 및 단기임대 문화가 시작됐다.


제주만의 한달살이 문화는 초창기 긍정적인 면이 더욱 부각됐다.


기존 2박 3일, 3박 4일 등의 단기 여행지였던 제주도가 육지인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는 휴양지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제주의 한달살이 문화는 각종 TV프로그램과 서적 등을 통해 대중에게 소개되며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상품 중 하나로 자리잡았고 지금도 방학 등을 이용해 아이들과 함께 제주로 한달살이를 오는 육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제주도 한달살이를 주제로 방송되었던 TV프로그램(출처 : TV조선)


하지만 이렇게 시작된 한달살이 및 단기임대 문화는 곧 변질되고 말았다.


한달 단위로 임대를 하던 주택 소유주들이 임대소득 극대화를 위해 임대가 비어있는 기간, 속칭 짜투리 기간에 1박 단위로 영업행위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달살이 렌트하우스를 운영중인 한 도민은 "실제 한달 단위로 임대를 하다 보면 앞 뒤 임대기간 사이 몇일씩 공실로 남게 되는 기간이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에 이 기간에도 임대를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전해왔다.


스몰웨딩, 올레길 등과 함께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은 한달살기


이렇게 한달살이를 위한 단기임대와 그 사이 이루어지는 불법숙박행위가 혼연해 임대와 숙박의 경계가 모호해진 가운데 최근에는 아예 수익 극대화를 위해 단기임대조차 하지 않고 숙박업에만 집중하는 주택 소유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30평 내외의 빌라를 한달 단위로 임대할 경우 임대료는 약 80만원 내외지만, 1박 단위로 임대할 경우 4~6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아예 주택을 숙박업에만 이용하는 행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제주 지역에 만연했던 주거 시설을 이용한 불법 숙박업 영업행위에 대해 제주도가 칼을 빼들었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지난 7월 20일부터 9월 20일까지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주거 시설을 이용한 불법 숙박업 영업행위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 결과 28건의 위반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자치경찰단은 아파트나 빌라, 다가구 주택 등을 매입한 후 숙박업 영업신고를 하지 않고 인스타그램과 에어비앤비, 쿠팡 등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지는 불법 숙박 영업행위에 대해 대대적인 기획단속을 실시했다.


이번 단속에 적발된 A하우스 대표 A씨의 경우 제주시 소재 오피스텔 8개 객실을 이용해 1박당 4만원의 숙박료를 받아왔으며, 동시에 제주시 소재 1층 건물 전체를 6개 객실로 구분해 1박당 2만원 내외의 숙박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함께 적발된 B하우스 대표 B씨는 서귀포 소재 아파트 1시대를 3개 객실로 꾸며 1박당 8~13만원의 숙박료를 받다가 적발되어 형사입건 후 수사중이다.




▲ 이번 단속에서 불법숙박영업을 하다 적발된 주택들


이에 대해 자치경찰단 관계자는 "사실 주택을 이용한 적법한 임대행위와 불법 숙박행위에 대한 경계는 모호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지을 수 없어 지자체 관련 부서와 케이스별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제하며, "이번 단속은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쿠팡 등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불법 숙박영업을 한 케이스에 대해 진행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한달단위 임대와 불법숙박영업 행위에 대한 단속기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사실 한달 단위로 임대계약서를 작성하고 이루어지는 임대행위는 단속대상이 될 수 없다"며, "다만 짜투리 기간을 이용해 숙박영업을 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이번 단속에서도 적발된 케이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에 단속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한달살이 관련 인터넷 카페에 대해서도 지자체 관련부서와 면밀히 검토해 단속에 포함시킬지 결정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제주 이주바람을 타고 시작된 부동산 활성화로 제주 지역에 세컨드하우스를 구입한 도내외 투자자들이 일반 임대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관광객과 예비 이주민 등을 대상으로 한 단기 임대 및 불법숙박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이를 단속하는 경찰과 한동안 치열한 눈치싸움이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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